제주의 올레길, 서울의 둘레길... 어제는 양평의 물래길을 걸었다. 이름마저 예쁜 산책길이 주는 소소한 기쁨은 그야말로 나에게는 소확행의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되고 있다. 바쁘게 움직이던 시절을 지나 이제는 편안한 운동화를 장착하고 느슨하게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 발걸음이 작은 행복조각들을 살포시 딛고 마음의 여유를 즐기다보면 얼굴에 행복한 미소가 피어난다.
혼자서도 걷고, 친구와도 걷고, 가족과도 걷지만 어제는 여행과 글쓰기를 좋아해 인연이 된 커뮤니티 회원님들과 양수리 물래길을 걸었다.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지만 지하철이 연결되니 지하철을 기차삼아 하루 여행을 떠났다.
다행이 집에서부터 동행할 회원이 있었고 차량이 착착 연결되는데다 동네 주민으로서의 공통의 화제를 나누며 가다보니 지루하지 않았고 도착하니 반가운 선생님들이 카페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오랜만의 대면 모임이었지만 자주 만나온 사람들처럼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하기도 전에 웃음꽃이 피어났다.
양평에 사시는 든든한데다 유머러스하기까지 하신 선생님의 안내로 편안하고 즐거움을 보장한 양평 물래길 산책을 시작했다. 주차장 옆으로 통하는 계단을 내려가 강변으로 이어지는 길을 걷기 시작했다.
같은 한강이지만 서울에서 보이는 한강보다 그 푸르름이 풍성해보였다. 커다란 나무들이 둘러싼 개울물 위로 디딤돌들이 길을 안내해 주었다. 관광지라기 보다는 한적한 시골의 강변을 걷는다는 편안함이 느껴졌다. 이 또한 현지 지리를 잘 알고 계신 선생님의 안내 덕분이리라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항아리들을 가득 모아 분수를 만들어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 올리는 분수대를 지나 연꽃들이 가득 피어있는 연못을 지났다. 싱그러운 초록빛과 반짝이는 물방울을 품은 넓은 연꽃잎들 사이로 하얀 연꽃과 분홍 연꽃들이 고결하고 기품있는 우아함을 뽑내며 피어있었다. 연꽃의 수가 많지 않아 더 귀해보이는 연꽃의 자태가 걸음을 지체하게 했다.
이곳 저곳 구경하며 걷다보니 군것질거리가 필요한 시점이 왔다. 적절한 위치에 적절한 간식거리인 핫도그 줄에 우리도 당연하게 합류했다. 일반 핫도그에 비해 꽤 커서 요기거리가 되었다.
두물머리는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곳이다. 두물머리의 상징처럼 강 위에 돋보이게 우뚝 서 있는 느티나무가 멋진 강 풍경을 완성해주었다. 강 위에 떠있는 오리들이 넓은 강 위에 그림자를 만들며 귀엽게 떠있었다.
S자로 이어지는 강변길을 따라 함께 걷다가 공원 벤치에 강을 바라보며 잠시 쉬었다. 강변 산책으로 마음이 충만해진 여유로움을 배가시킬 제안이 나왔다. 다름 아닌 안내자의 역할을 톡톡히 해주신 선생님의 멋진 노래였다. 가사가 스토리로 전해지는 발라드 한 곡, 멜로디가 익숙하게 느껴지는 팝송을 들으며 또 하나의 멋진 강변의 추억을 회원들은 공유할 수 있었다.
아름다운 풍경에 푹 빠져 걷다보면 자신의 체력을 넘어서는 에너지를 과소비하게 된다. 강을 가로질러 멋지게 서 있는 철길 다리를 바라보며 아쉽지만 우리는 걸어보고 싶은 유혹을 잠시 접어두고 강변 카페로 발걸음을 돌렸다.
오늘의 강변 산책을 정리하고 커뮤니티 활동에 대한 의견들을 나누며 아름다운 강변 산책 양평 물래길의 하루를 마무리했다.
우연히 맺게 된 인연들 속에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공유하고 배우며 이야기 나눌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게 느껴지는 하루였다. 세상을 살아가며 만나게 되는 인연들이 나의 아름다운 인생을 만들어주시는 귀하고 고마운 한 분 한 분의 조연님들이다. 나 또한 다른 분들에게 빛나는 조연은 아닐지라도 미소 띤 얼굴로 인사하며 지나가는 행인1.이라도 될 수 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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