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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달빛소나타와 조각공원: 원주 (2)

by tourista 2020. 9. 13.

   베토벤의 '월광'이라 불리우는 피아노 소나타 들어보신 적 있으시겠죠?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피아노곡 중 하나 일 것 입니다.  음악만 들어서는 베토벤의 곡이라 느껴지지 않을 만큼 서정적이고 평온하고 차분한 곡이라는 생각은 베토벤에 대한 저의 선입견 일까요?

 

   강렬하고 거침 없이 휘몰아치는 도전적인 화려한 곡들로 인간적인 고뇌를 표현하는 베토벤의 음악들과는 사뭇 다른 부드럽고 차분하고ᆢ 조심스런 느낌 마저 주는 피아노곡 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베토벤이 사모한 제자인 줄리에타에게 구애하며 헌정한 곡이랍니다.  거칠고 공격적인 베토벤도 사랑 앞에선 한없이 온화하고 부드러운 감성으로 충만해졌던가 봅니다.

   호수에 비친 달빛이 떠오르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4번 '월광'보다는 '달빛 소나타'로 불리우는게 곡의 아름다움을 더 잘 표현해 주지 않나 싶습니다.

 

 

   원주 여행은 제게는 '달빛 소나타' 같은 은은하고 평온한 느낌을 안겨주었습니다. 늦은 밤 숲 속 산책의 특별한 경험 때문이었을까요? 

어둠이 시작될 쯤 조각공원 한 켠에 마련된 입구에서 출발하는 'Sonata of light'이라는 제목의 빛의 공연, 한 밤에 초대된 은밀한 숲 속의 향연을 즐기는 듯한 환상적이고 신비로운 이벤트였습니다. 

   연못의 연꽃 처럼 피어난 색이 변하는 둥근 조명을 시작으로 은은한 음악과 함께 숲 속 산책길을 따라 이어지는 조명들은 산 속 자연 풍경들과 어우러져 환상적이면서도 감동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공감이 가는 문구들이 곳곳에 네온사인의 불빛으로 감동을 더해 주었습니다. 

 

 

 

   3D영상으로 제작된 영상물은 숲 속 요정처럼 나타나 나무들 사이에서 춤을 추기도 하고 골프장의 넓고 푸른 잔디를 무대 삼아 거대한 고래가 유유히 헤엄치는 모습을 구현하기도 하며 상상을 초월하는 신비롭고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합니다. 

  인간의 창의력은 끝을 알 수 없는 놀라움을 만들어 낸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세상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새로와지나 봅니다.

 

 

   황홀했던 숲 속 빛의 향연의 여운을 마음 속에 간직한 채 별이 반짝이는 잔디밭 공터를 천천히 걸어 나왔습니다.
유난히 빛나 보이는 샛별을 올려다 보니 '도시 불빛의 방해를 받지 않는 진정한 밤이란 이런 거야, 잘 느껴봐' 라며  자연의 풍경들이 속삭여 주는 듯 했습니다. 
'우주 속 어느 행성에 나는 살고 있는 거였구나'  수많은 생명체 중 하나로 존재하는 나를 새삼 돌아보게 하는 고요한 밤이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숙소에서 내려다 보였던 조각 공원을 산책했습니다.
우아한 자태의 소나무들이 경계를 서있는  돌계단을 올라가니 파란 잔디가 끝없이 펼쳐진 초록빛 도화지에 군데군데 얌전히 놓여있는 조각상들이 아침 안개 속에 아스라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안개가 촉촉하게 감싸는 공기를 몸 속 깊이 느끼며 걸으니 평화로운 아침이 명상의 시간으로 나를 이끄는 듯 했습니다. 자연이 선물해 준 평화로운 아침을 느긋하게 즐기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음마저 여행이 안겨준 행복감으로 촉촉히 젖어드는 듯 했습니다.

조각 공원에 가득한 희뿌연 안개처럼...

 

  저의 잔잔하고 평화로운 달빛 소나타 같았던 원주여행의 느낌,
여러분에게 잘 전달되었을까요?
조금이라도 전해졌길 바래 봅니다. 
글로 적어 내려가다 보니 여행이 주었던 그때의 행복감과 원주에 대한 정이 더욱 깊어지네요.

   여러분들도 강원도의 시작인 원주의 평화로운 풍경들을 언젠가 마음 속에 잔잔하게 느낄 수 있으시길 바래 봅니다.

 

    달빛소나타의 선율처럼 평화로운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안녕~

  from: J.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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